랍스터 목회 | |
보스톤에 가면 랍스터를 꼭 먹어야 한다. | |
보스톤에서 목회할 때 한 주가 멀게 손님들을 맞이하였다. 어떤 분들은 아예 몇 달 전에 예약을 하고 오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준비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나와 친분 있는 자들을 통해 연락하고 들이닥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아브라함의 손님 접대 정신을 가지고 “예스!”로 맞이하곤 하였다. 때로 주방장이 받는 스트레스가 좀 있는 것 같아 손님에게 예스를 해 놓고 망설일 때가 있었다. 갑자기 손님을 마중 나가야 하고 접대해야 하고 심지어는 숙소를 제공해 주어야 하였다. 사택에 방이 여러 개 있다는 것이 소문이 나서 그게 문제였다. 핑계를 대고 다른 집으로 안내를 해도 되겠는데 방이 많은 집에 사는 목사인게 죄가 된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일 년에 평균 40-45건을 치룬 것이었다.
서울에서 개척한 길갈교회에서는 홈리스에게 퍼주었었는데 보스톤에서는 하나님의 사자들을 접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스톤에 방문한 성결교단 서울신대 출신치고 보스톤 최고의 음식인 랍스터를 접대 받지 못한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갑자기 공항에서 손님을 모시고 들어가면서 “여보 물 끓여요, 손님모시고 갑니다”한 후 랍스터를 사가지고 입맛을 다지면서 사택으로 들어간다. 주위의 알만한 목회자들 부부까지 초청하여 거대한 랍스터 파티가 벌어진다. 랍스터가 끓기 시작하면 감동받기 시작한다. 거뭇거뭇한 색깔이 새빨갛게 변화되기 때문이다. 이 랍스터를 먹노라면 온 손을 다 묻혀야 하고 그 냄새는 너무 지독하다. 나중에 치약으로 씻지만 그래도 그 재미와는 감히 비교되지 못한다.
손님들의 마음 속에 ‘나도 보스톤에서 메인 랍스터를 접대 받았다’는 충만감으로 가득 찬다. 그 열나는 고칼로리 음식을 먹은 후에는 쟁반 모밀국수 무침으로 2차 음식을 들게 함으로써 힘을 조절하게 하여 준다. 그래야 밤에 잠을 자지 그렇지 않으면 밤을 꼬박 지새우는 사람들도 있게 된다. 왜냐 하면, 너무 파워풀하기 때문이다. 먹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한번은 한인 여성 중에 가장 성공적인 공무원으로 평가받는 연방정부 보건복지부의 전신애 국장이 우리 교회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뉴잉글랜드 한인회 모임에 오게 되었는데 그 분도 역시 랍스터 이야기로 폭소를 터뜨렸다. “난 이곳에 가족이 일주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매일 랍스터였어요... 그게 하루에 한 마리가 아니라 애브리 식사 때마다 랍스타였어요!” 전 국장의 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보스톤 랍스터는 이만큼 위력이 있다.
동부지방회장을 할 때 우리 부부는 동부와 중앙지방회 목회자 가족을 위한 랍스터 파티를 아주 크게 구상하였다. 화이트마운틴의 단풍시즌에 랍스터와 매운탕을 접대하는 ‘단풍세미나’ 프로젝트였다. 그 높은 산 정상에 개울이 흐르는 음식 먹는 곳을 미리 답사하고 100명분을 준비하여 단풍 색깔과 맞추어 랍스터를 끓여서 일생 기억나는 잔치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에 참석하였던 분들은 전무후무한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지난 10월 보스톤중앙교회 임직식이 있어 임직자를 위한 권면자로 초청을 맏아 부부가 가게 되었다. 그들이 초청하여 가는데 가기 전부터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풍이 참으로 아름답겠구나. 랍스터는 꼭 먹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었다. 그것을 임직자로부터 해소할 수 있었다. 돌아올 때 랍스터 20마리를 가져와 우리 교인들에게 접대했는데 그것은 환상적인 일이 되었다. “내가 목사님에게 접대 받다니..... 그것도 랍스터를..... 보스톤에 자주 갔다 오세요.” 꼭 꿈만 같은 그 맛 아직도 생각날 것이다. 보스톤에 가면 랍스터를 꼭 먹어야 한다. 보스톤에 가는 목회자는 꼭 랍스터를 사와서 교인들이 드시도록 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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